장과 뇌가 연결되어 있다고?

장과 뇌가 연결되어 있다고?

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 두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장이 뇌에게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죠. 쉽게 말해 ”나 오늘 기분 안 좋아!”라고 장이 말하자, 단짝 친구인 뇌가 “네가 그러면 나도 기분이 안 좋아!’라고 함께 반응한 것입니다. 이러한 장과 뇌의 상호 작용을 ‘장뇌축’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과학자들이 개인의 성격과 장내 미생물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높으면 사교적인 경향이 있고 반대로 다양성이 낮으면 불안과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이 뇌에 연락하는 방법

장내 미생물은 어떻게 저 멀리 뇌까지 영향을 미칠까요? 장과 뇌의 연락 방법을 통해 그 비밀을 풀 수 있습니다. 장과 뇌는 미주 신경이라는 ‘고속 통신망’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신호의 90% 이상은 장에서 뇌로 보내집니다. 장에 문제가 생기면 미주 신경계를 통해 즉각 전달이 되는 거죠. 면역계를 통해서도 연락이 가능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생태계)은 우리 면역계를 지휘하는 지휘자입니다. 서구화된 식단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이 망가지면 면역계를 지휘하는 장내 미생물이 할 일을 잃게 됩니다. 그러면 온몸에 염증이 발생하는데요. 뇌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죠. 뇌에 염증이 생기면 면역세포가 우리의 뇌세포를 죽이고 기능도 방해합니다. 그리고 뇌에 여러 문제가 쌓이게 되는데요. 그게 우울감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른 요인과 결합해 치매와 같은 난치성 질병으로도 발전할 수 있어요. 실제로 많은 논문을 통해 치매나 파킨슨병, 자폐스펙트럼 장애 같은 난치성 뇌 질환의 발생 원인 중 하나가 장내 미생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행복호르몬에도 영향을 미치는 장내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이 뇌에 영향을 주는 마지막 경로는 내분비계를 통해서입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의 다양한 호르몬을 조절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중 일부가 뇌에 영향을 줍니다. 대표적인 것이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이죠. 세로토닌의 5%가 뇌에서 만들어지고 나머지 95%는 장에서 만들어집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장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되는 것을 직접 조절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전신을 돌아다니는 세로토닌은 우리 장의 운동을 조절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아직 그 정확한 방법은 알 수 없지만 뇌 속 세로토닌 양에도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심지어 최근엔 장에서 세로토닌을 직접 만드는 미생물도 발견되었죠. 아직 밝혀야 할 비밀이 많긴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장미(장내 미생물의 줄임말)’를 잘 가꿔야 내 마음도 장도 편하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장미들을 위해 건강한 맥(MAC) 챙기기,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