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균은 없습니다.
비만의 원인을 누군가에게 전가하고 싶은 마음이 누구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마 ‘뚱보균’이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세균의 문 (Phylum) 중 하나인 페르미쿠테스 (Firmicutes = 후벽균)이 뚱보균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2006년 미국 제프리 고든 교수의 논문을 근거로 비만과 연관성이 제시되었지만, 이후에 다른 여러 연구에서 그 관계가 통계학적으로 유의하지 않다는 주장이 학계에서는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저도 과거에는 페르미쿠테스를 마이크로바이옴의 해석에 일부 사용했지만, 지금은 다른 지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뚱보균’은 이제 좀 사용을 자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살을 찌게하는 하나의 세균은 없어요. 그래서 뚱보균을 죽여서 비만을 킬(Kill)하는 기적의 알약💊도 없습니다. 하지만 비만, 당뇨 같은 인간의 대사 질환과 관련성이 깊은, 장내 미생물이 이루는 생태계인 마이크로바이옴은 있습니다.
페르미쿠테스에 속하는 세균은 정말 다양하고 많습니다. 유익균도 많아요. 동영상에서 언급한 페칼리박테리움 뿐만 아니라, 된장과 청국장의 유익균인 고초균, 그리고 누구나 아는 유익균은 유산균 (락토바실루스)도 뚱보균의 오명을 쓴 페르미쿠테스에 속한답니다.